한국과는 다르게,
스페인에서는 크리스마스 저녁에
거의 모든 식당이 문을 닫는다.
이 날 만큼은
모든 일을 다 제쳐두고
가족들과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즐기기 때문이다.
그래서 식당을 운영하는 분들도
크리스마스 저녁만큼은
매장 문을 닫고
집으로 돌아간다.
매우 바람직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여행자들은 곤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어떻게든 저녁을 해결하고 싶은데
아무리 그래도 크리스마스 저녁에
냉동식품을 데워 먹을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아주 소수의 식당을 문을 열고,
크리스마스 특별 메뉴를 제공한다.
물론 평소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한다.
그렇다고 아주 터무니없는 가격은 아니고
인당 50~60유로 정도.
(음료 제외)
나는 이 또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가정을 희생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 정도는 기쁘게 지불해야지.
크리스마스에 세고비아 여행을 갔을 때
저녁식사 장소로 El Redebal에 자리를 예약했다.
식당을 물색할 때,
나와 여친님은 단 하나의 원칙을 내세웠다.
꼬치니요(새끼돼지고기 요리) 메뉴만 아닐 것.
꼬치니요는 세고비아 전통 음식이라
여행자들에게 인기가 많은데,
우리 입맛엔 많이 느끼해서
어떻게든 꼬치니요만큼은 피하고 싶었다.
그리고 다행히
El Redebal의 크리스마스 메뉴에는
꼬치니요가 없었다.
El Redebal 식당 주소 링크:
El Redebal · C. la Alhóndiga, 6, 40001 Segovia, 스페인
★★★★★ · 음식점
www.google.es
오후 8시,
구도시를 배회하던 행인들이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갈 때
우리는 식당에 도착했다.
최근에 인테리어를 새로 했는지
식당 내부는 아주 깨끗하고 정갈했다.
마실 음료로
모든 요리에 다 잘 어울리는
Ramon Bilbao 와인과
탄산수를 주문하고
코스메뉴를 기다렸다.
별다른 특징은 없는
빵이 나오고,
첫 번째로 새우요리가 나왔다.
마늘과 파슬리를 넣고 쪘나 보다.
와인향도 은근히 나는 것 같고.
무엇보다 비린 맛이 전혀 없는 걸 보니
꽤나 싱싱한 놈들이었나 보다.
사실 큰 기대를 안 하고 온 식당인데,
새우 한입을 먹어보고
그다음 요리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흰살생선 요리가 나왔다.
아마 대구였던 것 같은데,
이 또한 전혀 비리지 않았고
불맛이 제법 났다.
가니쉬로 나온
아스파라거스,
파,
피망,
호박도
알맞게 구워져
채소의 단맛이
제법 훌륭하게 올라왔다.
그리고
훌륭한 미디엄레어 스테이크가 나왔다.
주방장이 고기를 기가 막히게 잘 굽는다.
함께 나온 덴푸라와 매콤한 소스
스테이크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을 했다.
마무리로 초콜릿 케이크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충분히 상상이 가는 그 맛이지만
디저트로 손색이 없었다.
이 식당의 최대 장점은
밸런스가 좋다는 거다.
깔끔한 내부,
훌륭한 요리 솜씨,
친절한 응대
모든 것이 기본 이상을 했다.
우리는 크리스마스 특별 메뉴를 주문했기에
평소에는 어떤 음식이 나오는지 잘 모른다.
하지만,
돈이 아깝지 않을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기엔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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