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톨레도][맛집] 수녀님들이 만든 스페인 전통과자 '마사판'을 맛 볼 수 있는 카페 - El café de las monjas

톨레도를 대표하는

전통과자가 있다.

 

이름은 "Mazapan(마사판)"

Maza(쇠망치)와 Pan(빵)이

결합된 단어이다.

쇠망치를 닮은 빵이라는 건데,

음...

뭐 옛날엔 쇠망치가

그렇게 생겼었나 보지..

 

전통과자라고 해서

스페인 사람들이 자주 먹는

그런 음식은 아니다.

천안을 지나게 되면 

호두과자를 사 오듯이

여행자를 위한

전통과자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마사판은

아몬드 가루와 설탕

계란 반죽을 섞어 만드는

아주 간단한 과자이다.

그래서 맛도 아주 직관적이다.

한 입 베어 물면

아몬드 맛이 나고

설탕 맛이 난다.

일부 한국분들은

마사판이 너무 달다고 하시는데,

대부분 설탕이 아닌

저렴한 액상과당으로 만든

마사판을 먹었거나,

그냥 단거를 싫어하시는 분이 아닐까

생각된다.

(하긴.. 내 입맛엔

한국에서 파는 초콜릿은

너무 싱겁...;;)

 

여행 가이드 분들은

마사판의 기원에 대해 설명할 때,

주로 마사판에 얽힌 전설을 소개한다.

옛날 옛적에

톨레도 지역에 대기근이 찾아와

많은 사람들이 굶어 죽고 있을 때,

San Clemente 수녀원에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 

무엇을 해 줄 수 있을까 고민을 했는데,

수녀원에 남아 있던 음식 재료가

아몬드와 설탕 밖에 없어서

이를 섞어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줬다는 전설이다.

 

아름다운 이야기긴 한데...

조금 현실성이 떨어진다.

과거엔 아몬드나 설탕 모두

값비싼 제빵 재료였기 때문이다.

그런 식재료가 수도원에 풍부하기란 힘들고

그걸 가난한 자들에게 대량 공급하기란

더더욱 힘들다.

 

역사학자들의 일반적인 의견은,

스페인이 무슬림의 지배 하에 있던 당시

중동 지역의 과자 제조법이

스페인으로 넘어왔으며

그것이 톨레도에서는

마사판으로 변형된 것이라고 한다.

하긴... 한 번 맛을 보면

튀르키에에서 먹어 봤던

'딜라이트'와 비슷한 느낌이긴 하다.

 

암튼! 중요한 건,

톨레도에 가면

마사판을 맛봐야 한다는 거다.

일단 먹어보고 마음에 들면

한국에 가져갈 선물용으로도 괜찮다.

달달구리여서 유통기한도 꽤 기니

상할 염려도 크게 할 필요가 없다.

 

톨레도에는 곳곳마다

마사판 전문점들이 있다.

사실 워낙 레시피가 단조로워

대부분의 가게들의 맛이 비슷비슷하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곳은

"El Café de las monjas"이다.

번역하면 "수녀들의 커피"라는 뜻이다.

이곳에서는

Jesús y María 수도원에서 만든

마사판을 판매하고 있다.

 

이곳의 제품을 추천하는 이유는

스토리텔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번 상상해 보자.

한국에 귀국해 

누군가에게 마사판을 선물할 때,

"이번에 스페인에 여행 가서

전통과자를 샀는데,

톨레도의 작은 수도원에서

수녀님들이 만든 마사판이라는 거야"

라고 한다면,

받는 사람이 더 고마워하지 않을까..?

 

그리고 수도원은 성당과 달라서

수도사 분들은 노동을 통해

자급자족을 하시기 때문에,

마사판은 이들에게 중요한 수익원이 될 것이다.

그러니 그분들의 매상을 올려주는 것도

나름 기분 좋은 일이 될 수 있다.

 

El Café de las monjas의 위치는

하기와 같다.

 

El Café de las monjas 주소 링크:

El Café de las Monjas · C. de Santo Tomé, 2, 45002 Toledo, 스페인

 

El Café de las Monjas 전경

이곳은

목이 좋은 곳에 위치해 있어,

항상 사람들로 북적인다.

따라서 가장 베스트는

마사판과 아메리카노를 주문해

매장 안에서 여유롭게 간식 타임을 즐기는 거지만,

여의치 않다면 한 봉지를 사서

길에서 먹는 것도 방법이다.

 

건물 외부엔 귀여운 수녀님 모형이 손님을 반기고 있다

이 곳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톨레도의 Jesus y Maria 수도원에서 만들었다는 안내문

 

필자가 이곳에 들렀을 때도

매장 안이 손님들로 꽉 차 있어서,

마사판이 다섯 개 들은

작은 봉지 하나만 구입했다.

가격은 6유로 정도.

하루 종일 톨레도 구도시를 산책해

당이 많이 떨어졌었는데,

마사판의 당도도 적당하고

고소한 풍미도 훌륭해

아주 만족스러웠다.

 

포장 봉지도 귀여운 편

아몬드향 낭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