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중순 주말이었다.
여친과 간만에
톨레도로 나들이를 왔다.
한동안 쉬지않고 비가 와
실내에만 갇혀 있었더니
오랜만에 바람을 쐬고 싶었다.
비가 그쳐서인지
톨레도 구시가지는
수많은 인파들로 넘쳐났다.
사실 원래 가려던 식당이 있었는데
점심식사 시간이 가까워져서인지
웨이팅 중인 사람들로
식당이 매우 북적였다.
하는 수 없이
적당히 먹을 만한 곳을 물색했는데
어딜 가나 사람들로 넘쳐났다.
심지어 주말 할증 같은 게 붙어서
점심 메뉴를 1인당 최소 30유로
정도를 내야 했다.
슬슬 배는 고파오는데
마땅한 식당을 찾지 못해
조금씩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럴 바에야
항상 가던 곳 말고
인파가 비교적 적은 지역으로
들어가 보기로 했다.
톨레도 구시가지도
관광지가 없는 구역엔
관광객이 적은 편이다.
그렇게 좁은 골목을 누비다
우연히 이곳을 발견했다.
식당 이름은 Fábula.
스페인어로 '우화'라는 뜻이다.
창문 안을 스윽 들여다보니
분위기도 나쁘지 않고
맛집 느낌이 살짝 나는데
손님은 적은 편이었다.
구글 평점도 많지 않은 걸 보니
개업한 지 그리 오래된 것
같지는 않았다.
왠지 맛있을 것 같다는 촉이
강하게 들어
이곳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애피타이저로 미가스(Migas)가 나왔다.
조각내 말린 식빵과
초리소(Chorizo,스페인식 소시지)를
살짝 볶은 요리다.
미가스는 잘 못 만들면
너무 느끼할 수 있는데
그리 느끼하지 않고
맥주 안주로 적당한 느낌이었다.
하몽을 곁들인 구운 아스파라거스가 나왔다.
사진에는 잘 표현이 안 됐는데,
엄청 굵은 아스파라거스였다.
칼로 썰어 한 입 씹으니
불향과 함께 향긋한 육즙이 터져 나온다.
굵은소금이 뿌려져 있었는데
짜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오히려 약간 싱거운 듯한데
짭조름한 하몽이 맛의 빈 공간을
잘 메꿔주었다.
뒤이어 대구살로 속을 채운 피망찜이 나왔다.
대구살은 마치 크림소스처럼 부드러웠고
피망에서는 채소의 단맛이 올라왔다.
대구와 피망은 맛이 세지 않기 때문에
콤콤한 향의 치즈 소스가
피망찜과 잘 어우러졌다.
Pedro Ximenez 소스를 곁들인 돼지고기 요리가 나왔다.
구이보단 수육 같은 식감이었다.
나는 돼지고기를 굽는 걸 더 좋아하는 편이라
그럭저럭이었는데
여친은 아주 맛있게 잘 먹었다.
그래도 돼지 잡내가 나지 않아
부담 없이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내가 사랑하는 초콜릿 쿨런트가 나왔다.
초코 케이크 안에 초콜릿이 가득 들어 있는데
이걸 베리잼과 생크림을 살짝 찍어 먹으면
그렇게 맛있다.
이렇게
맥주 1잔
와인 2잔
요리 4개
디저트
까지 해서
총 55.80유로가 나왔다.
이 정도면 관광지에서 꽤나 훌륭한 가성비
그리고 이 식당의 최대 장점은
음식이 짜지 않다는 것이다.
어중이떠중이 관광객이 많은 식당 음식은
간이 무지 세고 짠데
이곳은 거의 가정식 느낌에 가까워서
먹고 나서도 속이 편안했다.
핵심 관광지와 살짝 떨어져 있는 곳이니
조용히 맛있게 저렴하게
식사를 즐기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Fábula 식당 위치 링크:
Restaurante Fábula · C. de la Merced, 6, 45002 Toledo, 스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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