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그란카나리아를 여행할 때
어딜 가보면 좋을지 이리저리 검색을 하다 보니
이곳에도 와이너리가 여러 군데 있다는 걸
우연히 알아낼 수 있었다.
와인러버인 나와 여친이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여러 와이너리 중
우리 여행 경로에서 멀지 않고
방문객들의 평가가 좋았던
로스 베라살레스(Los Berrazales) 와이너리에
투어를 예약했다.
(보데가(Bodega)는 와이너리란 뜻이다.)
로스 베라살레스는 섬 북서쪽
아가에테(Agaete) 지역에 위치하고 있었다.
라스팔마스에서 30분 정도를 달려
아가에테 해변가에 도착을 했고
거기에서 산 방향으로 꼬불꼬불 난 길을
15분 정도 올라갔다.
너무 산속 깊이 들어가는 것 같아
지도가 잘못된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도
잠시 들기는 했었지만
'여기가 맞나'라는 생각이 들 때쯤
와이너리 간판을 보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로스 베라살레스는 스페인 본토에서 가 봤던
기존의 와이너리와는 느낌이 아주 많이 달랐다.
스페인 본토 와이너리는 아주 전통적이거나
부내가 풀풀 나는 현대적인 건물이 위용을 뽐냈지만,
로스 베라살레스는 아기자기한 시골 농장 같은 모습이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와인 외에도,
커피나 오렌지와 같은 여러 농작물을 함께 키우고 있었다.
개인적으론 이 와이너리의 풍경에 완전히 매료되었다.
깎아지는 듯한 산맥 아래 평화롭게 자리 잡은 와이너리엔
아름답게 노래 부르는 새소리가 가득했고
알록달록 과일나무와 꽃나무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꼭 와이너리 투어가 아니더라도
이런 곳에서 1~2주 정도는 조용히 쉬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는 곳이었다.
와이너리 투어는 비교적 평이했다.
처음에 시작은 어떻게 했고, 어떤 품종을 쓰고 등등.
그리고 이곳에서 재배한 커피를 어떻게 볶는 지도 설명해 줬는데
로스팅되기 전 커피 열매를 실제로 처음 봐서 신기하기도 했다.
투어가 끝나고 농장을 마음대로 돌아다녀도 괜찮다고 해서
여친과 이곳저곳을 누비며 사진도 마음껏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가장 압권은 시식 시간이었다.
투어 비용 12유로에 시식도 포함되어 있는데,
무려 와인 3잔과 페어링 음식(초리소, 치즈 등)을 제공했다.
스페인 본토에서 와이너리 투어 가격이 30유로 정도임을 감안하면
미친 가성비였다.
여기 와이너리의 주력 제품은
드라이 or 세미 스위트 화이트 와인이라고 하는데
난 꽤나 만족스러웠다.
최고의 와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떫은맛이 없고 부드러워
해산물이나 빠에야에 잘 어울릴 것 같았다.
레드와인도 한 잔 줬는데
자신들이 자신 있게 권하는 건 아니라고
딱히 자신 있어하는 것 같진 않았는데
역시 레드와인은 수준 이하였다.
그냥 화이트 와인만 집중해도 될 것 같은데..
암튼 이번 카나리아 여행에서
가장 진하고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은 곳이다.
아름다운 자연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시원한 테라스에 앉아
풍미 좋은 화이트 와인 한잔.
주요 관광지에서 가까운 곳은 아니지만
와인러버에겐 자신 있게 권해 드린다.
Bodega Los Berrazales 위치:
https://maps.app.goo.gl/cE1YsCkje5GUpD3u8
Bodega Los Berrazales · Calle de los Romeros, s/n, 35480 Agaete, Las Palmas, 스페인
★★★★★ · 포도 농장
www.google.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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