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로 스페인 북쪽에 위치한 빌바오에 갔다.
스페인 북부는 여름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때문에
여름에는 최고의 피서지이지만
겨울에는 우울함 그 자체이다.
마드리드에서 자동차로 다섯 시간 정도 달리면
빌바오에 도착할 수 있다.
7월 하순에 방문했는데
기온은 마드리드보다 10도는 낮은 듯했고
회색빛 구름이 짙게 깔려있어
비교적 쾌적한 상태로 도시를 둘러볼 수 있었다.
마드리드는 여름에 기온이 40도를 웃돌아서
해가 떠있을 땐 거리에 나가는 것조차 힘든데
빌바오는 기온도 낮고 구름도 있어
나 같이 더운 지방에서 온 사람들에겐 천국과도 같았을 거다.
북유럽에서 온 여행객들은 기대와 달라서 실망했겠지만..
사실 빌바오 시내에선 딱히 할 게 없다.
구겐하임 미술관 가는 거랑 핀초스(Pintxos) 먹는 거?
핀초스는 작은 바게뜨 빵 위에 음식을 올려 먹는 걸 말하는 건데
빌바오를 포함한 바스크 지역에선 안주나 식사 대용으로 많이 먹는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 빌바오 시내 구경은 최소화하고
빌바오 근처 해변가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려고 했는데
구름 낀 날씨 때문에 사진이 예쁘게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
그냥 포기하고 시내 구경이나 했다.
빌바오 시내 풍경은 마드리드와 확연히 다르다.
빌바오를 거닐다 보면 네덜란드나 독일과 도시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중후하면서 엄숙하면서 차분한 풍경이다.
여행객 입장에서는 조금 심심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사실 빌바오는 스페인에서 산업 도시로 유명하다.
한국으로 치면 울산 포지션 정도?
조금 나쁘게 말하면 노잼 도시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 구겐하임 미술관 등을 유치하면서
도시 경관을 많이 개선하려고 노력했다고 들었다.
확실히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방문할 가치가 충분히 높다.
건물 자체가 예술작품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특히 난 이 거미 조형물 같은 걸 좋아한다.
구겐하임과 거미가 무슨 상관인지는 잘 모르지만
외계 괴물 같기도 하고 신기하다.
빌바오에 가게 되면 핀초 투어를 꼭 해야 한다.
투어라고 해서 누굴 따라다는 게 아니라
여러 바나 식당을 돌며 핀초를 조금씩 맛보는 여행을 말한다.
핀초의 도시답게, 핀초 퀄리티가 상향 평준화 되어 있어
어느 식당에 들어가든 평균 이상의 맛이 보장되어 있다.
특히, 빌바오 대성당 인근에 유명한 핀초 식당이 밀집되어 있으니
그 지역을 거닐다 마음에 드는 식당이 있으면 들어가면 된다.
굳이 한 식당에서 한 끼를 해결한다는 생각보다
투어 한다는 느낌으로 여러 식당을 도는 게
핀초를 100% 이상 즐기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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