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이하러
리스본에 놀러 갔을 때
저녁식사를 한 곳이다.
스페인도 그렇지만
포르투갈도 12월 31일 저녁에는
문을 여는 식당이 거의 없다.
그래서 연말 특별 코스요리를 선보이는
소수의 식당을 찾아 나서야 한다.
여친님이 인터넷을 뒤져
추천받은 식당에 갔다.
Lobo Mau
시내의 한적한 지역에 있는
작은 식당이었다.
하지만 내부를 보니
꽤나 고급식당 느낌이 났다.
여친님에게 물어보니
포르투갈 퓨전음식
컨셉이라고 한다.
식당 내부에 들어가니
영어에 능숙한 직원이
우리를 내부로 안내했다.
내부는 깔끔하게
잘 정돈되어 있었다.
바닥의 나무 장판이나
돌로 된 벽을 보니
오래된 집을 개조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상냥한 직원이
지정해 준 테이블에 앉아
상큼한 향이 나는
웰컴 드링크를 홀짝였다.
(내부가 너무 어두워서
플래시 없이 촬영하기
너무 힘들었다ㅠ)
웰컴 드링크를 마시고
20분 넘게 지난 것 같은데
그래도 식사 준비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한 30분쯤 지났을까?
그때 아뮈즈부슈가 나왔다.
츄파츕스 같이 생긴게 나왔는데
보기와는 달리
전혀 달지는 않고
맛살과 파테의 중간 맛이 났다.
맛있긴 하지만
너무 작아서 감질맛 나는.
하지만 뭐.. 코스요리니까
이제 다음 음식이 나오겠지
하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하지만 그것은 나의 헛된 희망.
그 뒤로 20분은 더
감감무소식이었다.
우리만 그랬으면 인종차별을 의심했겠지만
모든 테이블의 상황이 다 마찬가지였다.
인고의 시간이 지나고 간신히 빵과 버터가 나왔다.
시골빵에 레몬과 마늘을 섞은 버터다.
너무 오래 기다려서
삔또가 약간 상해 있었지만
버터가 정말 수준급으로 맛있었다.
버터 자체가 맛있지만
부족한 2%를 레몬과 마늘로 채워
정말 풍성한 맛이 났다.
다행히 와인은 바로 나왔다.
드라이한 와인을 좋아한다고 하니
BONE이라는 로컬 와인을 추천해 줬다.
소름 끼치게 맛있다고 할 순 없지만
음식과 곁들이기에 좋은 정도.
빵을 먹고 나서
첫 번째 메인 요리가 나오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렸다.
진짜 과장하지 않고
30분 이상 기다린 것 같다.
하도 오래 앉아 있어서
엉덩이가 짓무르는 느낌.
짜증이 슬금슬금 나기 시작하는데
다른 손님들은 불평 하나 없이 앉아 있어
우리도 그냥 쭈굴거리며
음식느님이 나오기만을 기다렸다ㅠ
드디어 나온 콜드 스타터
생굴에 사과 피클과
바질 올리브 오일을
곁들인 것이다.
맛이 있는데...
정말 맛이 있는데...
1인당 한 개씩 나왔다.
아무리 코스요리여도
최소 세 개씩 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뭐 물론 스타터이지만...
(식당에 들어오고
한 시간 반 만에 나온
스타터...)
암튼 긍정적인 면을 찾자면
생굴과 사과 피클, 바질 올리브 오일
그리고 위에 뿌리는 라임은
정말 궁합이 좋다.
실내가 너무 어두웠고
너무 오래 기다렸어서
생굴 사진에 포커스도
다 나가있다..;;
억겁의 시간이 또 흐르고
핫 애피타이저가 나왔다.
오리 라비올리에 버섯 크림
트러플을 곁들인 삶은 계란이다.
라비올리도 쫀쫀하니 맛나고
버섯 크림 풍미도 좋고
계란도 고급지도 다 좋은데..
라비올리가 두 개 들었었나..
너무 양이 적고
무엇보다 하도 오래 앉아 있어서
허리가 아플 정도였다;;
음식 맛이고 뭐고
답답해서 빨리 나가고 싶은
생각밖에 들지 않을 때
메인코스가 나왔다.
120일 숙성 스테이크와
구운 사보이 양배추이다.
120일 숙성인 만큼
육향이 진하고 부드러웠고
특히 구운 양배추는 처음인데
양배추에 불향이 입혀져
고기와 정말 잘 어울렸다.
디저트로는 크렘 브륄레가 나왔는데..
솔직히 맛이 잘 기억나지 않는다.
요리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고
디저트가 나오기 직전에
우리 집에 경고 장치가 갑자기 울려서
도둑이 들었나 놀란 마음에
방범 업체에 전화하고 확인하느라
디저트는 먹는 둥 마는 둥 했다.
여친 말로는
오렌지랑 땅콩 향이 어우러져
맛있었다고 한다.
식당에 들어간 시간은 8시
나온 시간은 11시 반.
해도 해도 이건 좀 너무했다.
아마 연말이고 그래서
인력이 모자랐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나.. 하는
좋은 마음을 가져봤다.
물론 팁은 주지 않았다.
Lobo Mau 식당 위치:
Lobo Mau · R. Pascoal de Melo 71A, 1000-232 Lisboa, 포르투갈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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