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친님은 소고기 러버다.
3박 4일 여행 가는 것보다
개쩌는 소고기 먹는 게
만족도가 더 높다고 할 만큼.
돼지고기나 양고기 같이
특유의 향이 나는 고기를
더 좋아하는 나는
소고기가 뭐가 그렇게 맛있나 싶다.
쨌든, 그러한 여친님의 혀를 만족시키기 위해
오랜만에 아빌라(Ávila)라고 하는
마드리드에서 서쪽 방향으로
한 시간 반 정도 운전하면 나오는
오래된 소도시로 산책을 갔다.
아빌라는 크게 두 가지로 유명하다.
로마시대에 건설되어 현대까지 유지보수가 잘 된 성벽과
저렴하고 질 좋은 소고기.
이 동네 근처가 목축업과 와인 생산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특별한 관광지가 없어도
그냥 이것저것 맛있게 먹으러 오기에 좋은 곳이다.
이번에 내가 선택한 식당은 El Almacén
이유는 모르지만 창고라는 뜻이다.
스페인 유명 맛집 블로그 사이에서
꽤나 알려진 곳이었다.
식당은 성벽 외곽에 오래된 듯한 건물에 자리 잡고 있었다.
널찍한 실내는 깔끔하게 정갈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일찍 도착한 덕에 창가 옆 성벽 뷰를 차지했다.
월컴푸드로 콩수프가 나왔다.
아마도 렌틸콩을 버터나 크림과 같이 갈았는지
고소한 향이 올라왔다.
짜지 않고 담백해 좋았고
무엇보다 쯔란을 킥으로 더해
향긋함과 매콤함으로 입안이 즐거워졌다.
첫 번째 메뉴로 우크라이나식 샐러드가 나왔다.
러시아식 샐러드와 거의 흡사한데
삶은 계란이 더 들어간다고 한다.
큼직한 새우가 위와 속에 가득 들어있어 씹는 맛이 좋고,
톡톡 터지는 송어알도 재밌는 식감을 더한다.
이 샐러드도 짜지 않고 간이 세지 않아
뒤에 나올 음식에 대한 기대치를 잔뜩 올려놨다.
크림 리소토가 나왔다.
그런데 크림보단 파마산 치즈가 듬뿍 들어있는 듯했다.
숙성된 치즈가 아주 많이 들어있어
약간은 뭐랄까.. 짭짤하면서 콤콤한 느낌이다.
한국인 입맛에는 불편하게 느껴질 수 있는데
나에겐 극락...!
와인과 같이 먹으면 향이 두배세배로 올라온다.
거기에 아스파라거스와 베이컨도 들어있어
오독오독 씹히는 맛과 풍부한 고기향이
전체적으로 훌륭한 조화를 이룬다.
다만, 한국식 밥을 좋아하는 분들에겐 비추.
대망의 소고기 스테이크.
나는 잘 몰랐는데
드라이에이즈드 립아이 스테이크라고 한다.
사진에선 잘 표현이 안 됐는데
엄청난 크기와 두께였다.
3명이 족히 먹고 배부를만한 사이즈.
가격은 39유로였는데,
한국에선 드라이에이징된 소고기가 어마어마하게 비싸다고 한다.
소고기알못인 내가 먹어봐도
드라이에이징된 소고기는 확실히 뭐가 달라도 달랐다.
일단 고기 육향이 훨씬 진하게 나고
전혀 질기지 않은데 저작감도 훌륭했다.
입에서 녹는다는 느낌보다는
씹는 즐거움이 큰 고기였다.
마무리로 애플파이가 나왔다.
여기는 신기하게 후식을 음식을 시킬 때
같이 주문해야 한다.
미리 준비한 후식을 내놓는 게 아니라
음식과 함께 후식도 같이 만들기 때문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파이지가 꼬득꼬득하고
과하지 않게 풍부한 사과향이 느껴졌다.
바닐라 아이스크림과의 조합도 성공적.
그렇게 해서 와인까지 총 100유로 정도 지출했다.
요리 세 가지와 와인, 후식에 그 정도면 훌륭한 가격.
음식 자체도 좋았는데
친절하며 신속한 서빙도 인상적이었다.
스페인 식당에서 이런 세심한 서비스를 받았나
기억을 돌려보게 할 정도.
El Almacén 식당 위치 링크:
Restaurante El Almacén · Ctra. Salamanca &, C. Cuatro Postes, 05002 스페인
★★★★★ · 음식점
www.googl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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