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가볼래?/맛집

[스페인][마드리드][맛집] 제대로 된 북경오리를 먹을 수 있는 곳- Hutong

꼰레체 2024. 1. 27. 22:47

2023년 12월 31일.

 

나와 여친은 연말 마지막 식사를 할 수 있는

근사한 식당을 수십 개는 넘게 검색했다.

그런데 마음에 드는 곳은 이미 예약이 찼거나

가격이 터무니 없이 비쌌다.

 

한국과 다르게,

스페인은 연말 저녁이 되면

대부분의 식당이 문을 닫는다.

그리고 문을 여는 소수의 식당은

연말 코스요리 등을 매우 비싼 가격으로 판매한다.

누구나 즐겨야 하는 날인데

자기네들은 식당 문을 열으니

아주 비싼 값을 받겠다는 생각인 것 같다.

 

그런 생각도 나름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이라고 연말에 일을 하고 싶을까.

다만, 나도 나에겐 합리적인 선택을 해야 하니

그냥저냥 한 음식에 큰 비용을 지불하고 싶지 않다.

 

그러다 발견한 곳이 있다.

콜론 광장 근처에 있는 Hotong이라는 중국식당이었다.

홈페이지를 보니 북경요리 전문점이었고

연말 코스 메뉴도 인당 58유로 정도로

다른 식당에 비해 매우 저렴한 편이었다.

나와 여친은 중식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고민 없이 이곳에서 연말을 기념하기로 했다.

 

 

식당 입구나 내부는 동네 중국집처럼 촌스럽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게 팬시한 느낌도 아니었다.

나름 신경을 쓴 정도?

 

가장 눈에 띄었던 건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화덕이었다.

여기서 오리를 굽고 있는 직원을 볼 수 있다.

북경에 가 본 적이 없어

스페인에서만 북경오리를 먹어 봤다.

난 북경오리의 맛을 좋아하지만,

대부분은 직접 만든 것 같은 느낌은 아니어서

그 부분이 항상 아쉬웠었다.

그런데 이 곳은 누가 와도 불향 나게 오리는 굽고 있어서

기대감이 물씬 올라왔었다.

 

난 미세한 편두통이 있어 탄산수를 시켰고

여친은 와인을 주문했다.

 

코스 요리 첫 번째로

가재살에 망고를 더한 롤과

푸아그라,

라임을 곁들이 해파리,

마끼 소스를 얹은 말린 버섯이 나왔다.

 

플레이팅도 정갈하게 나오고

간도 삼삼해서 무척이나 마음에 들었다.

특히, 상큼한 라임 향이 가득한 꼬득꼬득한 해파리가

인상이 깊었던 것 같다.

 

이어 딤섬이 나왔다.

스페인에서 제대로 된 직접 빚은 딤섬을 먹기 쉽지 않은데

쫜득한 만두피 안에 고기와 새우가 듬뿍 들어 있었다.

이 요리도 대만족.

 

가리비찜이 나왔다.

거의 간을 안 한 듯했는데

맛간장을 곁들이 파채와 먹으니

이 것도 꽤나 훌륭했다.

 

 

드디어 북경오리가 나왔다.

평소에서 저렴한 음식은 아니어서

쥐똥만큼 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많이 나와 놀랐다.

맛은 역시나 훌륭했다.

오리의 잡내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고

모든 맛이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혀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반적으로 느꼈던 건 간이 세지 않아

한국 어르신들도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것 같다.

 

 

북경오리를 만들도 남은 뼈로

오리탕(?)을 제공해 주셨다.

안에 오리 고기가 몇 점 들어있고

무엇보다 사리가 들어있어 좋았다.

하지만 이미 너무 배부른 상태였어서

집으로 포장해 가서 맛있게 먹었다.

 

찐막으로 나온 디저트이다.

검은 백조를 형상화 한 파이(?)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검은 백조를 나쁜 의미가 있지 않나..?-_-;;

 

전반적으로 모든 면에서 훌륭한 식당이다.

가격이 상당히 저렴한 편인데,

모든 요리가 고급지고 간이 세지 않아

가볍게 배부른 느낌으로

식사를 마칠 수 있었다.

 

Hutong 식당 주소 링크: 

https://maps.app.goo.gl/p1CYDWjG8kt5VD1P9

 

Restaurante Hutong · Calle de Lagasca, 81, Salamanca, 28006 Madrid, 스페인

★★★★☆ · 중국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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